KBS 디지털뉴스부 '크랩'팀과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 공유 드립니다.
'아재 신발' 뉴발란스는 어떻게 아디다스를 제치고 한국 2위가 되었나?
출처: 유튜브 '크랩'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1UzComqDvq0
서론: 평범한 운동화의 비범한 성공 스토리
스티브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즐겨 신던 신발, 혹은 그저 편안한 '아재 신발'. 뉴발란스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얼마 전까지 이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거대한 반전 드라마의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2008년, 한국 뉴발란스의 연 매출은 250억 원. 당시 업계의 거인이었던 아디다스 코리아 매출 3,000억 원의 12분의 1에 불과한 작은 플레이어였습니다. 그러나 2023년, 뉴발란스는 연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하며 불가능해 보였던 경쟁자 아디다스를 넘어섰습니다. 투박하고 못생겼다는 소리까지 듣던 이 운동화는 어떻게 15년 만에 시장의 판도를 뒤엎고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그 중심에는 본사의 성공 공식을 과감히 거부하고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길을 걸은 파트너, 이랜드의 대담한 전략이 있었습니다.
--------------------------------------------------------------------------------
1. 본사와 정반대 전략: '스타 마케팅'으로 편견을 깨다
뉴발란스의 한국 성공 신화는 미국 본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파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본래 미국 뉴발란스는 스타 마케팅을 지양하고 오직 '품질'과 '장인 정신'을 내세우며 성장한 브랜드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초기에는 영화 <마라톤>의 PPL을 통해 러닝 마니아들에게 조용히 이름을 알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랜드가 전개를 맡으며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첫 번째 전략적 반기는 바로 '스타 마케팅'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아이콘이었던 가수 이효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빨간색 뉴발란스 신발을 신고 등장하자, 브랜드 인지도는 순식간에 폭발했습니다. 이후 2010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설명회에서 뉴발란스를 신은 모습이 알려지자 해당 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는 본사의 정적인 브랜딩을 넘어, 한국 시장의 역동적인 소비 패턴을 정확히 꿰뚫은 결과였습니다.
한국 시장의 어떤 특유한 패턴이 있거든요. 입소문 타는 영향이라든가 또래들 사이에 전파문화, 한번 이제 더 유행을 타게 되면 따라하기 경쟁 이런 것들도 있는...
--------------------------------------------------------------------------------
2. 유통의 공식을 뒤집다: '직접 매장'으로 소비자를 만나다
하지만 셀러브리티가 만든 유행은 순식간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랜드는 이 초기의 열기를 지속 가능한 시장 점유율로 전환하기 위해, 뉴발란스의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JD 스포츠나 풋락커 같은 대형 편집숍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랜드는 핵심 상권에 '직접 매장'을 여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의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이 직접 판매 모델은 일종의 '실시간 데이터 엔진'이었습니다. 도매 유통의 느린 피드백 고리를 우회하고, 소비자의 행동과 취향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며 상품 기획에 즉각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과 재고를 직접 통제하며 얻은 이 민첩함은 전통적인 유통 모델에 갇힌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
3. '신발 회사'의 위기를 '옷'으로 돌파하다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확보한 이랜드는 다음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신발'이라는 단일 엔진에만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점이었습니다. 이랜드는 이 리스크를 간파하고, 의류와 가방 라인을 강화하며 의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설계했습니다. 뉴발란스를 신발 회사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것입니다.
이 전략의 진가는 2010년대 중반, 본사로부터 신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성장이 주춤했을 때 드러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다각화가 아닌, 위기를 막는 '해자(moat)'였습니다. 이랜드는 상대적으로 생산이 자유로웠던 티셔츠와 패딩 등 의류에 집중했고, 신발 공급 위기 속에서도 브랜드의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신발을 사러 온 고객이 옷과 가방까지 구매하며 객단가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력 제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매장의 활기를 유지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지켜내는 전략적 승리였습니다.
--------------------------------------------------------------------------------
4. 창고 속 모델의 부활: 한국의 제안이 '글로벌 히트'를 만들다
모든 위대한 성공 스토리에는 결정적 한 방이 있습니다. 뉴발란스에게 그것은 창고 깊숙이 잠들어 있던, 잊혀진 모델 하나를 부활시키는 대담한 도박이었습니다.
이 도박은 이랜드가 앞서 쌓아 올린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스타 마케팅의 성공, 직접 매장에서 축적된 데이터, 그리고 의류 사업으로 증명한 위기관리 능력은 이랜드에게 본사를 상대로 전례 없는 제안을 할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2010년대 중후반, 편안함과 평범함을 추구하는 '놈코어' 트렌드가 부상하자 이랜드는 과거 단종되었던 '530 모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본사에 재출시를 강력히 제안했습니다.
결과는 그야말로 '초대박'이었습니다. 투박하면서도 멋스러운 디자인과 편안함을 모두 갖춘 530은 국내에서만 200만 켤레 이상 팔려나갔고, 그 인기는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되었습니다.
파트너사가 직접 제품을 제안을 해서 글로벌 히트가 친 케이스잖아요. 굉장히 이례적이고 독특한 케이스고,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결론: 앞으로의 뉴발란스는 어디로 향할까?
'아재 신발'에서 1조 클럽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뉴발란스의 한국 성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본사의 플레이북을 따르기보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꿰뚫고, 때로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이랜드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였습니다.
2027년에서 2030년 사이, 뉴발란스 본사의 한국 직접 진출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푸마처럼 완전한 결별이 아닌, 이랜드가 키즈 및 의류 라인 등을 계속 맡는 '공동 운영'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사와의 공조라는 새로운 장에 들어선 지금, 과연 뉴발란스는 한국 파트너가 만들어낸 '성공 공식'을 스스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그들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리테일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리테일마케팅] 2025년 유통산업 결산과 2026년 소비트랜드 (0) | 2026.04.21 |
|---|---|
| [리테일마케팅]한국 창고형 매장(트레이더스, 빅마켓(현,맥스), 홈플러스 스페셜) vs 코스트코 (3) | 2025.10.28 |
| [리테일마케팅]#소상공인 편_LAR 친환경 신발 브랜드로 지속가능한 패션 추구(서울) (7) | 2025.08.07 |
| [리테일마케팅]#소상공인 편_노티드 도넛(Noted Dout)의 성공사례_Have a Nice Day! (10) | 2025.06.11 |
| [리테일마케팅] AK플라자 (8) | 2025.06.09 |